요 며칠 날씨가 정말 좋다. 하늘은 쾌청하고 바람도 시원하다. 나란 사람은 참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날씨가 우중충하면 기운 빠지고 열정도 죽고, 쾌청하면 감성에 쉽게 빠지고 희망 가득 찬 사람이 된다. 귀찮다고 대충 먹거나 배달시켜먹다가도 날씨만 좋아지면 직접 장 보고 와서 이런저런 요리에 시도한다. 이렇게 시원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급작스러게 추워질 것 같다. 조금씩 겨울을 준비해야겠다.
오늘도 쾌청한 날씨에 기분좋게 깼건만, 백신 후유증인지 뭔지 어지럽고 자꾸 눈이 감겼다. 정신 차리자 싶어 외출을 했다. 집에서 5분 거리의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카페 가서 00을 하자! 생각하고 가지만, 막상 가면 멍만 때리게 된다. 그래도 책도 좀 읽고 식단 계획도 짜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읽으면서 내용을 정리하면서 든 생각인데, 어떤 내용을 나의 언어로 말하는 것은 참 힘들다. 단순한 내용 전달에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재구성해서 나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다. 어떻게 해도 구멍 숭숭 뚫린 바구니로 겨우겨우 주워 담아 전하는 느낌이다. 전에 회사에서도 메시지나 메일을 보낼 때 참 어려워서 한참을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곤 했다. 아무도 날 평가하지 않는, 가장 편한 일기를 쓸 때도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글로 적어내는 것이 참 힘들다. 이런저런 생각을 주절주절 쓰다가 정신 차려보면 이게 당최 무슨 소리인가 싶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서 내 나름대로 꾸준히 일기도 쓰고 논술 공부도 하고 관련 책도 많이 읽어봤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일상을 보내든 간에 글쓰는 능력은 필수 중의 필수인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노력을 한다곤 했지만 이것저것 찍어 먹어보는 식으로나 한 건 아닌가 싶다. 한 책을 여러 번 읽어본다든지, 한국어 공부를 좀 더 파고든다든지의 노력을 해볼까 싶다.
여하튼 이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당근 라페를 만들어야겠다 싶어 집에 오는 길에 당근을 사왔다. 무도 사서 깍두기를 담그고 싶었지만 무가 다 위협적으로 거대하길래.. 나중에 로켓프레쉬 시킬 때 사야겠다 생각했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당근라페를 만들었다. 만들기 아주 간편한데 활용도도 훌륭하다. 요즘도 자극적인 배달음식, 패스트푸드가 땡기는 순간이 많지만 장하게도 가볍게 이겨내고 직접 요리를 해 먹고 있다. 조금씩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는 게 즐겁다.
저녁을 먹고 나선..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복숭아를 조금 처리하고자 복숭아잼을 만들었다. 설탕은 전혀 넣지 않고 정말 복숭아만 다져 넣고 만들었다. 블루베리 잼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 꽤 오랜 기간 잘만 먹었으니 복숭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요거트나 음료에 적극 활용해볼 생각.
무릎이 안좋아져서 잠시 미뤘던 러닝을 오랜만에 다녀왔다. 체중도 3kg가량 감량했으니 무릎에 부담이 덜할 것 같았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중랑천에서 가뿐하게 러닝하고 오니 아주아주 개운했다. 집에 와선 갑자기! 셀프 염색을 했다. 일기 쓰고 나면 밥솥으로 요거트 만들어놓고, 책 좀 읽다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아주 잘 보낸 하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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